• 최종편집 2024-12-0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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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운용사 및 부도난 회사 측 불러 연금 가입자들에게 설명 필요
연금재단 이사회, 충분한 설명 후 여론 수렴 과정 거쳐 결정해야

 

예장통합(총회장 이순창 목사) 교단의 연금재단(이사장 김우철 목사)이 수익을 내기 위해 약3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가 부도나 자금 회수가 힘든 상황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회수 자금을 최대한 높여야 할 연금재단이 작년 말 이사진이 바뀐 후 회사를 부도낸 인사와 손잡은 듯한 모습을 보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해 연금 가입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연금재단 이사회의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사건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예장통합 연금재단은 2015년 자베즈 파트너스(대표 권철환, 이하 자베즈)와 펀드를 조성하며 300억 원을 출자했고 해당 펀드는 이를 전액 자동차부품 제조회사인 ‘이래CS’에 투자했다. 또한 펀드는 현대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0억 원을 차입해 투입했다.

 

예장통합 연금재단이 이와 같이 투자한 것은 3년 이내에 이래CS가 IPO(기업공개)를 한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이래CS는 약속대로 IPO를 하지 못했고 이후 상황이 어려워지자 펀드 업무집행사원인 자베즈의 노력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으로부터 270억 원을 유치해 이래CS에 투입했다. 또한 자베즈는 2차로 550억 원을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조달하려 했으나 이래CS 측의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 당시 이래CS의 대표이사는 김용중 씨였다.

 

이후 자베즈는 주주간계약에 따라 투자금을 상환할 개인적 의무가 있는 이래CS의 전 대표이사인 김용중 씨에게 약 760억 원(이자 포함)의 투자금 상환을 요구했으나 김 씨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자베즈 측은 이래CS의 최대 주주인 김용중 씨의 주식을 담보로 잡은 질권을 행사해 김용중 씨의 주식을 가져왔다. 예장통합 연금재단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자 얼마 후 이래CS는 40억 3천만 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났다. 

 

이에 따라 연금재단은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해야 했다. 펀드에 추가 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정상화한 후 적정 주가에 주식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펀드를 해산하고 청산해 사실상 투자금의 상당액을 손해 보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연금재단은 펀드를 해산해 청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연금재단이 약98%를 차지하는 펀드 임시사원총회에서 펀드의 존속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금재단은 ‘펀드 해산 및 청산인 선임의 건’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사원총회를 소집해 줄 것을 자베즈 측에 요청했다.

 

여기서 의문이 제기된다. 펀드 존속 기간을 연장해 ‘이래CS’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후 제대로 될 경우 적정 주가에 주식을 처분해 투자금을 피해 보지 않고 회수할 수 있는데 왜 이를 거부했는지 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경우 보통 펀드 업무집행사원(=자베즈)을 바꿔서 회사를 회복시켜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향을 찾으려 하는데, 펀드를 해산해 큰 손실을 감당하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위 의문점은 차치하고, 예장통합 연금재단이 진행하려는 청산은 걸림돌이 없이 진행될 수 있을까? 그렇지도 않아 보인다. 법원이 이래CS 주식 중 처분하지 못하게 가처분 결정을 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우여곡절 끝에 펀드를 청산한다 가정하더라도 예장통합 연금재단이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연금재단이 출자한 펀드가 현대인베스트먼트에서 끌어온 300억 원을 우선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금재단이 투자한 300억 원은 이래CS의 보통주이고 현대인베스트먼트의 300억 원은 상환전환우선주다.

 

이해하기 힘든 또 다른 상황도 있다. 이래CS의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부도를 맞게 한 김용중 씨와 연금재단이 손을 잡은 듯한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이래CS 전 대표이사 김용중 씨와 예장통합 연금재단 둘 다 회사의 회생과 관련해 3월 27일 창원지방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똑같이 ‘전병일’씨를 회생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고 했다. 전병일 씨는 이래CS 자회사인 이래AMS의 경영고문으로 활동한 김용중 씨의 측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금재단은 자신들이 조성한 펀드의 운용사인 자베즈가 김용중 씨와 법적 공방을 벌일 때도 회사를 부도낸 김용중 씨에게 협조한 정황이 드러났다.

 

예장통합 연금재단 직전 이사회(이사장 심길보 목사)의 경우 2022년 12월 9일 이래CS 지원 및 정상화의 일환으로 70억 원의 투자 의향이 있다는 투자의향서를 자베즈에게 발급해주며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이후 새로 선임된 연금재단 이사장(이사장 김우철 목사)과 이사들이 돌연 투자와 관련해 추가 검토와 의결 계획이 없다는 공문을 자베즈 측에 보내며 등을 돌렸고, 또한 이 공문을 이래CS에게도 보냈으며 이를 김용중 씨가 법정에 제출하며 활용했다.

 

이 상황을 보며 예장통합의 한 목회자는 “연금재단의 이익을 위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자베즈가 재판까지 걸며 김용중 씨의 주식을 확보해 연금재단에 도움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연금재단은 자베즈가 운용하는 펀드의 해산을 결정한 후 김용중 씨와 손을 잡은 듯한 모습이다. 이는 주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빚진 사람을 추심해 받을 돈을 확보해놓으니 오히려 주인이 빚쟁이와 손잡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서 언급한 문제와 의문점들에 대해 예장통합 연금재단 이사진은 어떤 입장인지 알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김우철 이사장은 “제가 지금 공식 답변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고, 이에 “질문지를 보내드릴테니 답변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하니 “보내시는 건 자유인데 제 마음대로 언론 인터뷰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만희 목사(연금재단 이사회 서기)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 부분”이라고 반응했고, 문제점을 지적하자 식사 중이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운성 장로(연금재단 이사회 회계)와 노홍기 장로는 내용을 잘 모르니 김우철 이사장에게 물어보라고 했고, 윤석호 목사(연금재단 기금운용위원회 서기)는 “잘 모른다”고 했으며, 박웅섭 목사(연금재단 리스크관리위원장)는 “개인적인 입장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박웅섭 목사에게 “질문지를 보낼테니 답변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하니 “그냥 한 번 보긴 하겠지만 저한테 기대하지 마세요”라고 답하며 전화를 끊었다.

 

김선우 목사(연금재단 규정위원회 서기)는 “전화 받기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했고, 민영수 목사(연금재단 규정위원장)는 회의 중이니 문자로 보내달라고 했으며 김의식 목사(부총회장), 김병옥 목사(연금재단 기금운용위원장), 김남중 장로(연금재단 예산위원회 서기)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우철 이사장을 비롯해 이사들에게 기사에서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 7개를 적어 보내며 답변을 요청하는 한편 사실관계가 틀린 것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지만 질문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보내온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연금을 가입한 목회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펀드 운용사 및 부도난 회사의 인사를 불러 연금가입자들이 양쪽의 의견을 모두 듣고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게 선택권을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 연금재단 이사회가 여론 수렴 과정 없이 결정한다면 이에 대한 문제 제기 및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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